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토니 스콧
출연: 덴젤 워싱턴, 진 핵크만
위기 상황, 출항하는 앨라배마 함
국수주의자인 러시아 강경파 라첸코를 필두로 한 러시아 반군 세력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지와 해군 기지를 장악한다. 러시아 정규군과 대치상태에 놓이게 된 라첸코 반군 세력은 핵미사일을 미국에 투하하겠다며 위협한다. 연합군은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미국은 러시아 반군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핵미사일 잠수정의 출항을 명령한다.
25년 경력의 베테랑 램지 대령은 밑바닥부터 시작해 함장인 된 인물이다. 그는 원칙주의자로서 명령을 철저하게 수행하는 것만이 이상적인 군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미 해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출신 헌터 소령은 민주주의적 마인드와 신중함을 가진 사람이다. 헌터 소령은 램지 함장의 앨라배마 함에 부함장으로 부임한다.
출항 3일째. 잠수정에 화재사건이 발생한다. 화재가 간신히 진압된 상황에서 함장은 비상훈련을 시작하고, 이 훈련은 수병(CPO)의 심장발작으로 인한 죽음으로 중단된다. 부함장은 화재가 재발할 수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비상훈련을 실시한 함장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함장은 오히려 위기상황이 훈련하기 가장 적합한 때라며 실전은 안정된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두 사람은 조금씩 견해 차이를 드러낸다.
출항 6일째. 미국 본토로부터 비상 작전 통신문(EAM)이 수신된다. 라첸코 반군은 핵미사일 발사 암호를 손에 넣었으며 미국은 핵전쟁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미사일 연료 공급을 마치고 핵을 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한 시간. 그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앨라배마 함.
충돌하는 이성과 직관
출항 17일째. 앨라배마 함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잠수함 출현에 분주해지고 이때 최고 작전부로부터 비상 작전 통신문(EAM)이 수신된다. 내용인 즉, 러시아 반군 세력이 미사일에 연료공급을 받기 시작했고 한 시간 후면 이들 반군은 핵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게 될 것이므로 선제공격하라는 '전략 미사일 발사 명령'이다. 미사일 발사 키를 건네받은 함장은 전 함에 발사 시스템 작동을 명령한다. 한편 국적불명의 잠수함은 러시아 반군의 공격형 잠수정으로 밝혀지고, 적함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들은 1000피트의 깊은 바다 밑으로 잠행한다. 이때 두 번째 비상 작전 통신문(EAM)이 들어오지만 수심이 너무 깊어 통신문은 수신되지 않는다. 결국 이들은 통신을 받기 위해 부표를 띄우지만 그것마저 고장이 나면서 앨라배마 함은 적함에 노출된다. 적의 잠수함과의 1차 충돌, 다행히 피해는 크지 않다. 하지만 그 전투로 인해서 통신장비가 손상되고 암호가 없는 통신문의 일부만이 수신된다. 발사까지 남은 시간은 단 4분.
램지 대령의 주장: 마지막으로 수신된 통신문에 따르면 반군이 핵미사일 암호를 확보해 전 세계가 핵전쟁의 위기에 놓였으므로 국가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수신된 통신문의 발사 명령에 따라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
헌터 소령의 주장: 섣불리 핵을 발사할 경우 핵전쟁이 시작된다. 발사 중지 명령일 수도 있는 통신문을 복구하여 명령이 확실하게 재확인될 때까지는 핵을 발사하지 말아야 한다.
항명을 이유로 직위를 해제하겠다는 함장과, 규정에 의거 함장의 지휘권을 박탈하겠다는 부함장이 격하게 대립한다. 결국 핵무기 발사에는 함장과 부함장의 동의가 동시에 요구된다는 규정을 어긴 함장은 직위 해제되어 함장실에 격리된다. 함장직을 인계받은 헌터는 미사일 발사를 즉시 중지시키고 통신문을 확인하기 위한 통신선의 복구에 주력한다.
적의 잠수함과의 2차 충돌, 앨라배마는 적함을 격침시키는 데 성공하지만 적함이 침몰 직전에 쏜 어뢰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교전 직후의 혼란을 틈타 함장을 따르는 일부 장교들은 함장을 풀어주고, 헌터의 친구이자 미사일 발사 담당인 부서장(WEPS) 인스를 포섭한 이들은 무기를 장악하고 헌터와 헌터 일행을 감금한다. 램지 함장은 핵미사일 발사 절차를 재개한다.
핵미사일 발사 3분 30초 전. 리버티의 도움으로 풀려난 헌터 일행은 미사일 발사 제동장치의 암호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인스를 설득하고 통신장비의 복구 작업을 재촉한다. 지휘실에서는 발사준비를 완료하고 조정 담당관실의 발사 제동장치를 풀 것을 명령하는데 명령을 거부하는 인스. 함장은 전투 지휘실을 비우고 인스가 있는 탄도탄 통제실로 직접 가 위협을 가하여 제동장치를 풀게 한다. 인스의 도움으로 시간을 번 헌터 일행은 지휘실을 점령하고 곧 발사되려던 시스템의 발사 키를 제거한다. 급하게 지휘실로 돌아온 함장과 헌터 일행은 팽팽한 대치 상태에 놓이고, 통신실의 시설이 거의 복구가 되었다는 보고가 도착한다.
러시아 반군이 미사일 발사를 완료하리라 예상되는 마감 시한은 7분. 통신이 복구될 때까지 3분의 시간을 주는 램지 함장. 3분이 지나고 통신장비가 복구된다. 완벽한 통신문이 수신되고 암호를 푼 통신문은 라첸코의 반군이 러시아 정부에 항복했으니 발사를 중지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도의 함성이 터지고 함장은 헌터에게 지휘권을 위임하고 함장실로 퇴장한다.
귀환한 이들은 미합중국 해군 사령부에 회부되고, 두 사람 다 국가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점 등이 참고되어 램지 함장은 조기 퇴역, 그리고 헌터 소령은 새로운 함장으로 임명된다.
영화에 대한 감상
크림슨 타이드란 심한 적조 현상(피처럼 붉은 바다)이라는 뜻으로 미 해군에서는 1급 위기 사태를 의미한다. 핵시설을 장악한 러시아 반군과 일촉즉발의 핵전쟁 발발 상황에서 앨라배마 함의 함장과 부함장은 서로의 견해차로 큰 갈등을 겪게 된다. 역사상 가장 무서운 살인무기가 탑재된 핵잠수함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갈등은 핵전쟁이라는 인류 존망이 걸린 열쇠를 한 명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깨닫게 한다. 실제로 위기 상황에서 민주적 담론은 쉽지 않다. 한 명의 리더십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그 사람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램지 함장과 헌트 소령은 다른 방식의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어느 한쪽을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헌터 소령의 주장이 옳았지만, 양립할 수 없는 그들의 의견에는 모두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 다만 그들은 민주적인 소통에 실패했고 극단적 위기를 초래할 뻔했다. 목적이 옳았다고 해도 민주적인 과정 없이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다. 독단을 막는 민주적인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을 때에만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결과에 도래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중요한 결정들이 민주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선택되는지, 급박한 상황에서의 민주적 담론이 가능하기는 한지, 현재의 시점에서 여전히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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